크레피투스의 정의
“턱을 움직이면 사각사각, 모래 갈리는 소리가 나요. 딱 소리랑은 달라요.” 이렇게 소리를 정확히 표현해 주시는 분이 많아요. 그 거친 소리가 크레피투스예요. 우리말로는 염발음이라고도 해요.
턱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크게 두 종류예요. 하나는 짧고 또렷하게 한 번 나는 ‘딱’ 소리, 클릭이에요. 다른 하나는 여러 번 이어지거나 연속적으로 갈리는 사각사각, 지글지글 소리, 크레피투스예요[1][2]. 국제 진단 기준인 DC/TMD(2014)의 임상검사에서는 검사자가 관절 소리를 이 두 가지로 나누어 기록해요[2]. 크레피투스는 관절면끼리 거칠게 스치면서 나는 소리라서, 관절원판이 튀어 들어가면서 나는 클릭과는 원인부터 달라요[1][5].
저는 환자분께 “클릭은 문이 문틀에 툭 걸리는 소리, 크레피투스는 모래가 낀 서랍을 여는 소리”라고 설명드려요. 소리의 성격이 다르면 관절 안에서 일어나는 일도 다르다는 뜻이에요.
크레피투스 원인
크레피투스의 대표적인 원인은 퇴행성 관절질환, 흔히 말하는 턱관절 골관절염이에요[1]. 관절면을 덮는 섬유연골이 닳고 그 밑의 뼈가 노출되거나 거칠어지면, 과두가 움직일 때 거친 면끼리 스치면서 소리가 나요[4][5]. DC/TMD는 퇴행성 관절질환의 진단 기준에서 크레피투스를 핵심 검사 소견으로 삼아요[1].
| 원인 | 관절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기나요 | 함께 보이는 것 |
|---|---|---|
| 퇴행성 관절질환(골관절염) | 관절면이 닳고 뼈가 편평해지거나 파이고, 가장자리에 뼈가 자라남[3][4] | 씹을 때 통증, 아침 뻣뻣함, 개구 제한 |
| 오래된 비정복성 관절원판 변위 | 원판이 앞에 머문 채 과두가 원판후조직 위에서 움직이며 조직이 닳음[5][9] | 예전에 딱 소리가 났다가 사라진 병력 |
| 관절원판·원판후조직의 천공 | 구멍이 생겨 뼈와 뼈가 직접 닿음[5][9] | 거칠고 큰 소리 |
| 전신 관절염의 턱관절 침범 | 류마티스 관절염 등으로 활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면이 손상됨[7] | 다른 관절 증상, 아침 뻣뻣함 |
| 외상·감염·과거 수술 후 변화 | 관절면의 모양이 바뀌거나 유착이 생김[7] | 다친 병력, 개구 제한 |
원인이 무엇이든 공통 배경은 관절이 받는 부하가 관절의 적응 능력을 넘어섰다는 거예요[4]. 이갈이, 이악물기, 한쪽 저작, 외상, 나이에 따른 조직 변화가 겹치면서 생긴다고 봐요[4][5].
크레피투스 증상
-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씹을 때 귀 앞에서 나는 사각사각, 모래 갈리는, 지글지글하는 소리
- 소리가 짧게 한 번 나지 않고 움직이는 동안 이어짐[2]
- 손가락을 귀 앞에 대면 진동처럼 느껴지기도 함
- 씹을 때나 아침에 관절 부위 통증, 뻣뻣함
- 입이 예전보다 덜 벌어지거나 벌리는 길이 한쪽으로 쏠림
- 오래 진행하면 과두 높이가 줄면서 이가 안 맞거나 앞니가 닿지 않는 느낌[5]
소리 자체는 아프지 않은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소리만 있고 통증과 기능 제한이 없으면 곧바로 치료 대상이 되지는 않아요[5]. 다만 소리에 통증이나 개구 제한이 더해지면 관절 안의 변화가 진행 중일 가능성을 생각해요[1][4]. 그래서 저는 소리가 언제부터,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꼭 여쭤봐요.
크레피투스와 헷갈리는 상태(감별)
| 상태 | 소리의 성격 | 언제 나나요 | 구분 포인트 |
|---|---|---|---|
| 크레피투스(퇴행성 관절질환) | 사각사각, 갈리는 소리, 연속적 | 벌리기·다물기·옆·앞 어느 움직임에서든 | 촉진에서 거친 소리, CT에서 뼈 변화[1][3] |
| 클릭(정복성 관절원판 변위) | 딱, 톡, 짧고 또렷하게 한 번 | 벌리는 중간과 다물 때 | 원판이 튀어 들어가는 순간의 소리, 확정은 MRI[1] |
| 아탈구 | 크게 벌린 끝에서 덜컥 | 최대 개구 끝 | 과두가 관절융기를 넘어갔다 돌아옴[1] |
| 근육의 소리·귀 안의 소리 | 미세한 부스럭거림 | 이를 물거나 귀를 움직일 때 | 관절 촉진에서는 소리가 없음 |
| 치아끼리 스치는 소리 | 짧은 마찰음 | 이를 갈 때 | 관절이 아닌 치아에서 남 |
감별에서 제가 꼭 확인하는 건 ‘예전에는 딱 소리였는데 지금은 사각거린다’는 병력이에요. 관절원판 변위가 오래 진행하면서 크레피투스로 바뀌는 흐름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소리의 변화는 관절 안의 변화를 보여 주는 단서예요[5][9].
크레피투스 검사
DC/TMD 임상검사에서는 검사자가 귀 앞 관절 부위에 손가락을 대고, 입을 벌리고 다물고, 좌우와 앞으로 움직이는 동안 소리를 촉진해서 클릭인지 크레피투스인지 기록해요[2]. 환자분이 검사 중 소리를 느꼈는지도 함께 기록해요[2]. 퇴행성 관절질환의 임상 진단은 최근 30일 안에 관절 소리가 있었다는 병력이나 검사 중 소리를 느끼는 것에 더해, 검사자가 어느 한 움직임에서라도 크레피투스를 확인하는 것으로 성립해요[1].
다만 임상검사만으로는 뼈의 변화를 확인할 수 없어요. DC/TMD는 퇴행성 관절질환의 확정 검사로 CT를 정해 두었어요[1]. 치과에서는 방사선량이 적은 콘빔 CT(CBCT)를 많이 써요[6]. RDC/TMD 영상 기준은 과두나 관절와에 연골하 낭, 침식, 전반적 경화, 골극 중 하나라도 있으면 퇴행성 관절질환으로, 편평화나 피질골 경화만 있으면 아직 확정할 수 없는 소견으로 봐요[3]. 관절원판의 위치나 관절액이 늘어났는지를 함께 볼 필요가 있으면 MRI를 추가해요[1].
크레피투스 치료와 관리
소리 자체를 없애는 게 목표는 아니에요. 목표는 통증을 줄이고, 턱 기능을 유지하고, 관절의 변화가 더 진행하지 않게 부하를 줄이는 거예요[4][5]. 퇴행성 관절질환은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이 새로운 모양에 적응해 통증이 가라앉는 경과를 보이는 경우도 많아서,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에요[4][5].
- 설명과 자가관리: 질긴 음식 줄이기, 하품할 때 턱 받치기, 이악물기 알아차리기, 온습열과 부드러운 운동. 국제 전문가 합의에서 꼽은 자가관리의 기본 요소예요[8].
- 통증 조절: 통증이 있을 때 단기간의 소염진통제, 근육 통증이 겹치면 근육 관리를 함께해요[5].
- 교합안정장치: 이갈이·이악물기로 관절 부하가 클 때 밤에 끼는 장치를 고려해요. 장치는 부하를 줄이는 목적이지 뼈를 되돌리는 치료가 아니에요[5].
- 관절강 내 주사·세정술: 보존적 치료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을 때 관절강 세정술이나 관절강 내 주사를 검토해요[4][10]. 어떤 주사가 더 나은지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어서 효과를 단정하지 않아요[10].
- 수술: 심한 뼈 변화와 기능 장애가 보존적 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드문 경우에만 검토해요[4].
크레피투스, 진료가 필요한 때
소리만 있고 아프지 않다면 급하지 않아요. 아래 중 하나라도 생기면 진료에서 확인하는 게 좋아요.
-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씹을 때나 아침에 관절이 아플 때
- 입이 예전보다 덜 벌어지거나 벌리는 길이 한쪽으로 쏠릴 때
- 딱 소리가 나다가 소리의 성격이 갈리는 소리로 바뀌었을 때
- 갑자기 이가 안 맞거나 앞니가 닿지 않는 느낌이 생겼을 때
- 다른 관절도 붓고 아프거나 아침 뻣뻣함이 오래갈 때(전신 관절염 확인)
- 턱을 부딪힌 뒤 소리와 통증이 새로 생겼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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