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원판의 정의
“턱디스크가 빠졌다는데, 그게 정확히 뭐예요?” 턱관절 진료에서 정말 자주 받는 질문이에요. 허리디스크처럼 뼈 사이에 뭔가 끼어 있다는 건 알겠는데, 턱에도 그런 게 있느냐고 물으시죠. 있어요. 그게 관절원판이에요.
관절원판은 턱관절 안에서 아래턱뼈의 머리(하악과두)와 머리뼈의 관절면 사이에 끼어 있는 타원형의 판이에요. 뼈가 아니라 치밀한 섬유조직으로 된 섬유연골성 구조라서, 단단하면서도 어느 정도 휘어져요[1][2]. 위아래 뼈가 직접 닿지 않도록 사이를 채우고, 관절 안 공간을 위층과 아래층으로 나누는 역할도 해요[2].
‘턱디스크’는 정식 용어가 아니라 환자분들이 쓰는 말이에요. 저는 진료실에서 “허리디스크와 이름은 같지만 모양도 역할도 조금 달라요”라고 설명드려요. 허리의 추간판은 뼈와 뼈 사이에 붙박이로 고정되어 있지만, 턱의 관절원판은 아래턱뼈 머리에 얹혀서 함께 움직이는 구조거든요.
관절원판의 위치와 구조
관절원판은 위로는 측두골의 관절와(턱관절 홈)와 관절융기, 아래로는 하악과두 사이에 놓여 있어요[2][3]. 모양은 가운데가 얇고 앞뒤 가장자리가 두꺼운, 양쪽이 오목한 렌즈 모양이에요. 그래서 과두 위에 모자처럼 얹혀서 쉽게 벗겨지지 않게 되어 있어요[1][2].
| 부위 | 특징 | 왜 중요한가요 |
|---|---|---|
| 전방대(앞쪽 띠) | 두꺼운 편이고, 관절낭과 외측익돌근의 일부가 닿아 있음 | 입을 벌릴 때 원판이 과두를 따라 앞으로 움직이는 것과 관련[2] |
| 중간대(가운데) | 가장 얇은 부분, 혈관과 신경이 거의 없음 | 힘을 받는 부위라 눌려도 아프지 않게 되어 있음[2] |
| 후방대(뒤쪽 띠) | 가장 두꺼운 부분 | 과두가 원판 위에 안정되게 얹히도록 잡아 줌[1][2] |
| 원판후조직(이중판 구역) | 원판 뒤에 이어지는 느슨한 조직, 혈관과 신경이 풍부 | 원판이 앞으로 밀리면 이 조직이 눌려 통증이 생길 수 있음[1][2] |
| 내·외측 원판인대 | 원판을 과두의 안쪽·바깥쪽 끝에 묶어 줌 | 원판이 과두와 한 몸처럼 움직이게 함[2] |
여기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중간대와 원판후조직의 차이예요. 힘을 받는 가운데 부분에는 신경이 거의 없어서 정상적으로는 눌려도 아프지 않아요. 반면 뒤쪽 원판후조직은 혈관과 신경이 많아요[1][2]. 원판이 앞으로 밀려나면 과두가 이 예민한 조직을 누르게 되고, 그때 관절 부위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2].
관절원판의 기능
관절원판이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 씹을 때 관절에 걸리는 힘을 넓게 분산해서 뼈와 연골이 한 점에 몰리는 부하를 받지 않게 해요[2][4]. 둘째, 위아래 뼈의 모양이 서로 딱 맞지 않는데, 그 틈을 채워서 관절면이 잘 맞물리게 해요[2]. 셋째, 관절 안 공간을 두 층으로 나눠서 턱의 독특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요[2].
턱관절은 입을 벌릴 때 회전과 활주가 함께 일어나는 관절이에요. 처음에는 과두가 원판 아래에서 경첩처럼 회전하고(아래층), 더 벌리면 원판과 과두가 한 덩어리로 관절융기를 따라 앞으로 미끄러져요(위층)[2][3]. 원판이 제자리에 있어야 이 두 움직임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원판이 제 위치를 벗어나면 그 이음새에서 소리나 걸림이 생겨요[2].
또 하나, 원판이 과두 위에서 미끄러지듯 움직이려면 관절액의 윤활이 유지되어야 해요. 윤활이 나빠지면 원판이 관절면에 달라붙듯이 움직임이 나빠지고, 이것이 원판 변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개념이 제시되어 있어요[5].
관절원판과 관련된 문제
관절원판 자체에 생기는 문제는 대부분 ‘위치’와 ‘모양’의 문제예요. 원판이 과두 위에서 앞으로(때로는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밀려나는 것을 관절원판 변위라고 해요[6]. DC/TMD(2014)에서는 입을 벌릴 때 원판이 제자리로 돌아오는지에 따라 정복성과 비정복성으로 나누고, 비정복성은 다시 개구 제한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눠요[6].
- 정복성 관절원판 변위: 다물면 원판이 앞에 있다가 벌리면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딱’ 소리가 나요[6].
- 간헐적 잠김을 동반한 정복성 변위: 소리에 더해 가끔 턱이 걸려서 이리저리 움직여야 풀려요[6].
- 비정복성 관절원판 변위: 원판이 돌아오지 못해서 입이 덜 벌어지거나(개구 제한 동반), 시간이 지나 다시 벌어지는 상태(개구 제한 없음)예요[6].
- 원판의 변형과 천공: 오래 눌린 원판이 모양이 변하거나 구멍이 나면 퇴행성 관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2][4].
다만 원판이 앞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곧 병은 아니에요. MRI로 보면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에서도 약 3명 중 1명(33%)꼴로 원판 변위가 발견된다는 연구가 있고[7], 일반 인구에서 원판 변위 유병률은 18~35%로 보고돼요[8]. 체계적 문헌고찰의 결론도 “대부분의 사람에게 원판 변위는 통증 없이 평생 가는 ‘시끄러운 성가심’”이라는 거예요[8].
관절원판을 보는 검사
관절원판은 뼈가 아니라서 일반 엑스레이나 CT에는 잘 보이지 않아요. 원판의 위치와 모양을 직접 보는 검사는 MRI예요. DC/TMD도 관절원판 변위의 확정 진단 영상으로 MRI를, 뼈 변화 확인에는 CT를 지정하고 있어요[6]. MRI는 입을 다문 상태와 벌린 상태를 각각 찍어서 원판이 어디에 있는지, 벌리면 돌아오는지를 확인해요[6].
하지만 모든 분께 처음부터 MRI를 권하지는 않아요. 진료실에서는 먼저 병력을 듣고, 귀 앞 관절 부위에 손가락을 대고 입을 벌리고 다물게 하면서 소리와 걸림을 촉진하고, 자로 개구량을 재요[6][9]. 이 임상검사만으로도 정복성인지 비정복성인지를 상당 부분 가늠할 수 있어요. DC/TMD 기준으로 검사자가 도와서 벌린 최대 개구가 앞니 겹침을 포함해 40mm 미만이면 개구 제한이 있는 비정복성 변위를 의심해요[6]. 소리는 있는데 통증과 걸림이 없다면, 저는 MRI보다 경과 관찰을 먼저 권해요.
관절원판을 지키는 관리
원판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방법은 사실상 없어요. 대신 원판과 그 주변 조직에 무리가 덜 가게 해서 통증과 걸림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목표예요[2]. 저는 환자분께 다음 습관부터 살펴보시라고 말씀드려요.
- 낮에 이를 물고 있지 않기(이악물기). 밤에 이를 간다면 장치로 부하를 줄이는 것을 고려해요[2].
- 껌, 오징어, 질긴 고기처럼 오래 씹어야 하는 음식 줄이기[2].
- 하품할 때 턱 밑을 손으로 받쳐서 과하게 벌어지지 않게 하기[2].
- 한쪽으로만 씹거나 턱을 괴는 자세 피하기[2].
- 통증이 있을 때는 무리한 개구 운동보다 온습열과 부드러운 움직임부터[2].
교합안정장치는 원판을 밀어 넣는 장치가 아니라 관절과 근육의 부하를 줄이는 장치예요[2]. 원판 변위가 있다고 이를 갈아서 교합을 맞추는 치료를 먼저 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고 되돌릴 수 없어서 권하지 않아요[2].
관절원판 때문에 진료가 필요한 때
소리만 나고 아프지 않다면 급하지 않아요. 다만 아래와 같을 때는 원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아요.
- 딱 소리가 나다가 어느 날 소리가 사라지면서 입이 예전만큼 안 벌어질 때
- 입을 벌리다가 턱이 걸려서 이리저리 움직여야 풀리는 일이 생겼을 때
- 씹거나 벌릴 때 귀 앞 관절 부위가 아플 때
- 갑자기 이가 안 맞거나 앞니가 닿지 않는 느낌이 생겼을 때
- 소리가 사각거리는 거친 소리로 바뀌었을 때
특히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원판이 돌아오지 못하는 비정복성 상태로 넘어가는 신호일 수 있어서, 이때는 미루지 않고 확인하는 게 좋아요[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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