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강내과 전문의·박사 남윤입니다.


"원장님, 머리가 너무 아파서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가서 뇌 검사를 다 했는데 정상이래요. 저는 통증이 심한데 신경성이라며 진통제만 줍니다."

두통으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소연하는 내용입니다. 뇌혈관에 문제가 없다면, 도대체 이 두통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범인은 뇌가 아니라, 머리뼈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근육, '측두근(Temporalis Muscle)'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오늘은 편두통으로 오해받기 쉬운 측두근 통증의 원인과 해결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관자놀이를 덮고 있는 저작근

측두근은 우리가 흔히 '관자놀이'라고 부르는 부위에서 시작해, 머리 옆면 전체를 넓게 덮고 있는 근육입니다.

간단한 확인 방법이 있습니다. 손바닥을 귀 윗부분 머리에 대고 어금니를 꽉 깨물어 보세요.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근육이 느껴지실 겁니다.

이 근육은 아래턱을 당겨 올려 입을 다물게 하는 강력한 저작근입니다. 우리가 밥을 먹거나 침을 삼킬 때마다 뇌를 감싸고 있는 이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합니다.

2. 긴장성 두통의 주범

문제는 스트레스나 이악물기 습관으로 인해 측두근이 '쉬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교근(광대뼈 아래 근육)과 마찬가지로, 수면 중 이갈이나 낮 동안의 긴장으로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있으면 측두근은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머리에 꽉 끼는 띠를 두른 것처럼 압박감이 느껴지고, 관자놀이 주변이 욱신거리는 통증이 발생합니다.

이를 의학적으로는 '긴장성 두통(Tension-type Headache)'이라고 분류하지만, 환자분들은 흔히 "편두통이 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빛이나 소리에 예민해지는 전조증상이 있는 진성 편두통과는 원인부터가 다릅니다.

3. 눈과 앞니까지 퍼지는 통증

측두근의 통증은 단순히 머리 옆쪽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근육 내에 통증유발점(Trigger Point)이 활성화되면 통증이 방사됩니다.

특히 측두근 앞쪽 섬유에 문제가 생기면 눈 뒤쪽이 뻐근하거나 눈썹 주변으로 통증이 퍼집니다. 심한 경우 위쪽 앞니나 송곳니가 아픈 치통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안과나 신경과, 일반 치과를 다녀봐도 원인을 찾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원인이 '눈'이나 '치아'가 아닌 '머리 옆 근육'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4. 근육에게 휴식을 주는 치료

MRI 상 뇌에 문제가 없다면, 이제는 근육으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측두근에 의한 두통은 진통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인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우선 무의식중에 위아래 치아를 꽉 물고 있는 습관(TCH, Tooth Contacting Habit)을 인지하고 중단해야 합니다.

입술은 다물되, 치아는 2~3mm 떨어져 있어야 측두근이 휴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고 일어났을 때 두통이 심하다면, 수면 중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는 스플린트 치료나, 측두근의 과긴장을 해소하는 주사 요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관자놀이 통증이 계속되는데 신경과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측두근 문제는 아닌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두통과 턱관절 장애 환자분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구강내과 전문의·박사 남윤 드림 -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구강내과 수련 / 구강내과 진단학 박사 취득)

서울센텀구강내과치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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