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강내과 전문의·박사 남윤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뵙다 보면, 통증의 위치를 명확하게 짚지 못하고 "귀 안쪽이 아픈 것 같다", "턱 속 깊은 곳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하다"며 괴로워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 만져지는 교근이나 측두근이 문제라면 환자분 스스로 마사지라도 해볼 텐데, 이 '깊은 곳의 통증'은 손이 닿지 않으니 답답함만 커질 뿐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턱관절 가장 깊은 곳에 숨어서 턱의 움직임을 조종하는 두 개의 근육을 주목해야 합니다. 바로 '외익상근'과 '내익상근'입니다.

오늘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턱관절 장애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되는 이 두 근육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턱관절 디스크를 조종하는 근육: 외익상근

외익상근은 턱관절 장애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근육입니다.

턱관절의 위쪽, 귀 바로 앞 깊은 곳에 위치하며, 턱관절 디스크와 직접 연결된 유일한 근육이기 때문입니다.

이 근육은 기능적으로 완전히 다른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턱관절 문제 해결의 시작입니다.

아래 부분: 입을 벌리는 역할

외익상근의 아래 부분은 입을 벌릴 때 수축합니다.

양쪽이 동시에 수축하면 턱이 앞으로 나오고, 한쪽만 수축하면 턱이 반대쪽으로 틀어집니다.

만약 입을 벌릴 때 턱이 지그재그로 움직이거나 한쪽으로 쏠린다면, 양쪽 외익상근의 불균형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단한 확인 방법이 있습니다.

거울 앞에서 천천히 입을 벌려보세요.

턱이 일직선으로 내려가지 않고 S자로 움직이거나, 한쪽으로 치우쳐서 벌어진다면 외익상근의 불균형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위 부분: 디스크를 붙잡는 고삐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외익상근의 위 부분은 입을 다물거나 무언가를 꽉 깨물 때 수축합니다.

이때 디스크를 앞으로 살짝 당겨주어, 턱뼈가 디스크의 가장 두꺼운 부분에 안정적으로 밀착되도록 돕습니다.

문제가 생기는 순간

스트레스나 이악물기 습관으로 외익상근 위 부분이 지속적으로 긴장 상태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요?

근육이 뭉쳐서 길이가 짧아집니다.

짧아진 근육은 연결된 디스크를 앞으로 강하게 잡아당겨 버립니다.

결국 입을 다물고 있을 때도 디스크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앞으로 빠져나가는 '디스크 전방 전위'가 발생합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이런 증상을 경험합니다.

"턱에서 딱 소리가 나요"

"자고 일어나면 입이 안 벌어져요"

"입을 벌릴 때 턱이 걸리는 느낌이에요"

이 모든 증상의 배후에는 외익상근의 과도한 긴장이 숨어 있습니다.

2. 교근의 숨겨진 파트너: 내익상근

외익상근이 디스크를 조종하는 섬세한 근육이라면, 내익상근은 턱을 다무는 강력한 힘을 내는 근육입니다.

위치와 역할

내익상근은 아래턱뼈의 안쪽 면에 붙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턱뼈 바깥쪽에 있는 교근과 주행 방향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그네를 양쪽 줄이 받치고 있듯이, 바깥쪽의 교근과 안쪽의 내익상근이 아래턱을 샌드위치처럼 감싸고 있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교근에 문제가 생기면 내익상근도 함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갈이가 심한 환자분들은 교근 비대와 함께 내익상근의 과긴장이 동시에 관찰됩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내익상근에 문제가 생기면 환자분들은 이렇게 호소합니다.

"턱 밑이 붓는 것 같아요"

"침을 삼킬 때 목 안쪽이 아파요"

"귀가 멍한 느낌이 들어요"

"턱 안쪽 깊은 곳이 묵직해요"

또 다른 특징적인 증상이 있습니다.

입을 크게 벌리려고 할 때 턱 안쪽에서 무언가 꽉 잡고 놔주지 않는 듯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이는 짧아진 내익상근이 늘어나지 않으려고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3. 보이지 않는 근육, 어떻게 구별하나?

이 두 근육은 얼굴 겉면에서는 만져지지 않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는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구강내과에서는 기능 검사를 통해 원인 근육을 감별합니다.

외익상근 문제 확인법

입을 다물고 턱을 앞으로 내밀어 보세요.

또는 이에 힘을 주고 꽉 깨물어 보세요.

이때 귀 앞쪽에서 통증이 증가한다면 외익상근 문제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내익상근 문제 확인법

입을 크게 벌려서 근육을 늘려보세요.

또는 반대로 꽉 깨물어 보세요.

이때 턱 밑 안쪽에서 통증이 재현된다면 내익상근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깊은 근육은 어떻게 치료하나?

손이 닿지 않는 깊은 근육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간접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교합안정장치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교합안정장치는 턱뼈의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여, 짧아진 외익상근을 이완시키고 디스크가 돌아올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또한 내익상근과 교근에 가해지는 과도한 수축 명령을 차단하여 근육을 강제로 쉬게 만듭니다.

장치를 처음 착용하면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3일 지나면 대부분 적응하게 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한결 편해진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물리치료

필요한 경우 입 안으로 접근하여 내익상근을 직접 자극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류를 개선하여 통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

심한 통증이나 염증이 있는 경우, 일시적으로 소염진통제나 근이완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증상을 완화하는 보조적 방법이며,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동 조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습관 개선입니다.

턱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은 외익상근을 자극합니다.

꽉 깨무는 습관은 내익상근을 자극합니다.

이러한 습관들을 의식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낮 시간에 자신의 턱 위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세요.

입술은 다물되, 위아래 치아는 2-3mm 떨어져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를 '안정위'라고 합니다.

5. 일상생활에서 주의할 점

익상근 문제가 있을 때 피해야 할 습관들이 있습니다.

턱을 괴는 습관

책상에 앉아서 턱을 손으로 괴는 자세는 턱관절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합니다.

특히 한쪽으로만 괴는 습관은 양쪽 근육의 불균형을 악화시킵니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

오징어, 육포, 질긴 고기 등은 익상근에 과도한 부담을 줍니다.

증상이 있는 동안은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식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음식 한입에 먹기

입을 크게 벌려야 하는 음식은 외익상근에 부담을 줍니다.

햄버거, 샌드위치 같은 음식은 작게 잘라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엎드려 자는 습관

엎드려 자면 턱이 한쪽으로 틀어진 상태로 오래 유지됩니다.

가능하면 바로 눕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아픈데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만큼 환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진단하면 원인 없는 통증은 없습니다.

턱 깊은 곳의 답답한 통증과 움직임의 부조화는, 턱관절 내부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의 문제일수록,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방치하면 디스크의 영구적인 손상이나 골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턱 깊은 곳의 통증이 계속된다면, 익상근 문제는 아닌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본 글은 턱관절 장애 환자분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구강내과 전문의·박사 남윤 드림 -